대구의 문화기획자들, 문화 연금술사의 ‘매직’…관광·도시재생까지 꽃피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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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문화기획자들, 문화 연금술사의 ‘매직’…관광·도시재생까지 꽃피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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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의 문화기획자들, 문화 연금술사의 ‘매직’…관광·도시재생까지 꽃피우다

최미애기자 유승진기자  2018-08-25

콘텐츠 생산부터 마케팅, 공연 연출까지
지역 깊게 들여다보는 대구만의 문화 선봬
“他 지역보다 공연장·미술관 등 시설 월등
관련 학과 많고 시민 관심도 높아 큰 힘”
기본소양 ‘문화에 대한 애정·관심’첫손
대구문화재단 ‘문화예술기획자 양성과정’
매년 20명씩 총 100명 수료 활발한 활동
행정기관 기획자 대한 인식 부재 아쉬워

이예진 좋은공연연구소장이 기획자로 참여한 지난해 북성로축제의 행사. 

문화기획자가 하는 일은 눈에 띄지 않는다. 공연·전시·축제를 준비하고 끝마치는 데까지 기획자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그렇다고 기획자들이 하는 일의 특성상 기획자로 ‘성공했다’와 ‘실패했다’를 단정짓기는 쉽지 않다. 대구에서 문화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로부터 문화기획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지역만의 문화를 만들어가는 문화기획자들

지역의 문화기획자들은 대구가 갖고 있는 자원을 활용해 다양한 문화기획을 하고 있다. ‘대구야행’을 비롯해 지역의 공연예술·문화예술축제에 기획자로 참여해오고 있는 임강훈씨는 문화기획의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고 했다. 임씨는 “문화기획은 콘텐츠 생산부터 마케팅, 프로젝트 경영, 조직 경영, 공연·축제 연출까지 아우른다. 최근에는 경제·관광·도시재생 등 다양한 분야의 활동과 연계돼 장르·산업의 경계를 허무는 과정으로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동우 인디053 팀장은 “기획자의 생각에 따라 축제와 공연·전시 등이 상이하게 달라지고, 이런 문화활동이 모여 지역문화, 나아가 우리나라의 문화 생태계를 만든다”고 했다.

기획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기획일을 하는 게 쉽지는 않다. 거리공연 및 축제를 기획하는 문화기획자인 이예진 좋은공연연구소장은 “지자체나 공공기관 주최 문화행사의 감독으로 활동하다 보면 관객이 얼마나 모이는 지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다”며 “국민세금으로 진행하는 행사가 대부분이다 보니 참여객이 모이지 않거나 도중에 이탈하면 신경이 쓰인다.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행사가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역 공연장의 문화기획자들

지역에서 문화기획자로 기획력을 펼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공공 공연장 혹은 전시장에서 문화기획을 하는 것이다. 이성욱 수성아트피아 공연기획팀장은 “문화기획자는 큰 개념의 문화 기획이라 할 수 있다. 문화라는 큰 카테고리에 공연·전시·문학·패션 등 다양한 장르를 융합하는 것을 말한다”고 말했다. 허정무 웃는얼굴아트센터 공연기획 담당자는 “문화기획자는 문화정책을 기반으로 예술가의 창작 지원과 함께 공공성을 갖춘 예술을 기획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지역에서 문화기획자가 성장하기는 쉽지 않다. 이성욱 팀장은 “서울에 비해서 대구가 인프라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타 시·도에 비해서 공연장·미술관 등 시설과 관련 학과 수, 시민들의 관심은 월등히 높다. 그러므로 지역에서 진행되는 다채로운 사업을 살펴보면서 문화기획자로서 필요한 견문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화기획자로서 갖춰야 할 소양은 무엇일까. 기획자들은 문화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강조했다. 허정무 담당자는 “문화 예술의 다양한 장르에 대한 이해와 예술과 스태프에 대한 의사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성욱 팀장은 “좋아서 하지 않으면 힘든 것이 문화 기획이다. 또 문화 기획을 하는데 나 자신이 편향되면 올바른 문화 기획을 하기 힘들다. 그리고 이해관계나 압력에 굴복하지 않는 청렴성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구문화재단의 ‘차세대 문화 예술기획자 양성과정’의 교육장면. <대구문화재단 제공>


◆문화기획자 양성 과정 

대구문화재단은 2013년부터 ‘차세대 문화 예술기획자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은 문화예술 창작자와 향유자, 예술시장을 매개하는 기획 전문인력을 양성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매년 20명씩 총 100명이 이 과정을 수료했다. 수료자들은 대구문화재단 직원 및 대구의 각 공연장에 예술 기획 실무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몇몇은 프리랜서로 예술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교육은 기초과정과 심화과정으로 나누어 진행된다. 기초과정의 경우 문화 예술 기획자 입문과정으로 문화 예술 기획의 경험은 없으나 문화 예술 기획에 관심이 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심화 과정의 경우 문화예술 현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획자를 양성하는데 목적을 둔다.

2013년 대구문화재단 문화기획자 양성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동덕여대 대학원 큐레이터 박사과정에 재학중인 정지연씨는 “대구문화재단 기획자 양성과정 중 기획자 해외 연수과정에 선발돼 현대미술의 메카인 런던의 사치 갤러리와 데이트 모던 미술관을 탐방했는데 인상 깊었다”고 했다. 정씨는 “기획자 양성과정이 더욱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획자 양성 과정뿐만 아니라 차후에 이들이 어떤 행보를 하고 있는지, 필요한 건 무엇인지 등 실질적인 관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 인디 뮤지션 공연을 볼 수 있는 ‘대구독립음악제’의 스트릿 어택 공연 장면. <인디053 제공> 
  

◆기획에 대한 인식 전환 필요

지역에서 열리는 공연·축제에 관객으로 참여하더라도 기획자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이 많다. 뿐만 아니라 출연료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던 이벤트 업체 등 초창기 기획자들을 기억하는 예술인 중에는 아직도 기획자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시각도 있다. 행정기관에서의 기획자에 대한 인식 부재도 바뀌어야 할 부분이다. 

신동우 팀장은 “행정기관과 일하다보면 행정중심주의 사고로 인해 기획자가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연출의 한계가 존재한다. 기획자의 존재를 인식하고 전문가로 인정해주는 등 인식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예진 소장은 “기획은 결과보다 과정의 영역에 있다보니 그 가치와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이 많다. 공익 행사는 과정보다 결과에 중점을 두다 보니 출연료는 지출해도 기획비는 지출할 수 없고, 기획과정에 정성이 들어가기 어렵고 결과를 내기 위해 행동으로 바로 옮기다보면 완성도가 부족해지는 문화행사가 많다”며 아쉬워했다. 

기획자가 작성한 기획서 또한 인정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임강훈씨는 “기획은 넓은 의미에서 현재 있는 자원을 조합하고 해석해 연결시키는 것이어서 모방과 공유가 필요한 것도 있지만 기획서에 대한 존중은 필요하다. 좋은 마음에서 써준 기획서를 마음대로 바꿔버리거나 다른 곳에 기획서가 돌아다니거나 하는 경우는 없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출처 : 영남일보
원문보기 : http://www.yeongnam.com/mnews/newsview.do?mode=newsView&newskey=20180825.0100507594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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