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발치서 구경만 …”장애인도 바다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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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16 13:03



“먼발치서 구경만 …”장애인도 바다에 가고 싶다
박해윤 기자 | 승인 2022.06.15 19:31 | 수정 2022.06.15 19:45 2022.06.16
연 수십만명 찾는 해수욕장
교통약자 접근성 열악 울상
당사자 관점 편의시설 절실
시 “군·구 협의 신경 써볼 것”
▲ 지난 14일 낮 12시 인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에서 시민들이 해변가를
거닐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들은 열악한 접근성과 미비한
편의시설 탓에 이 같은 휴식을 누릴 수 없는 상황이다.
▲ 지난 14일 낮 12시 인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에서 시민들이 해변가를
거닐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들은 열악한 접근성과
미비한 편의시설 탓에 이 같은 휴식을 누릴 수 없는 상황이다.
한 해 인천지역 해수욕장을 방문하는 관광객은 수십만명에 달하지만, 장애인 등 교통 약자는 열악한 접근성으로 제대로 된 여가를 즐길 수 없다는 지적이다.
15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 중구와 옹진군 소재 해수욕장은 모두 11개에 달한다. 하지만 이 중 장애인들의 해변 접근이 용이하도록 백사장 접근 시설이나, 휠체어 산책 해변로 등이 마련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전날 방문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의 경우 몇 해 전 통합안전관제센터에 대해 장애물 없는 생활 환경(BF·barrier free) 인증을 받았지만, 실제로는 화장실과 샤워실 등 기본적 시설 기준만 갖춰 놓은 수준이다.
사실상 휠체어 장애인들이 모래사장에 진입하거나 입수할 수 있는 '실제 이용'은 불가한 상황이다.
박길연 민들레장애인야학 교장은 “몇 년 전 야학 학생들과 을왕리를 방문했지만, 모래사장에 휠체어 바퀴가 계속 빠져 결국 먼발치에서 바다 풍경만 보고 왔다”라며 “장애인들이 해변로를 오가고 입수할 수 있도록 돕는 비치 휠체어는 물론 관련 기준에 맞춘 탈의장과 샤워장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지난해 기준 인천지역 장애인·고령자·임산부 등 교통 약자는 89만710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인천 전체 인구의 30.4%에 해당하는 수치다.
▲ 지난 14일 낮 12시 인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에서 시민들이 해변가를
거닐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장애인들은 열악한 접근성과
미비한 편의시설 탓에 이 같은 휴식을 누릴 수 없는 상황이다.
장애인 단체와 전문가들도 장애 당사자 관점에서 해수욕장에 장애인 편의시설이 설치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정지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정책연구실장은 “미국과 영국, 일본에서는 해수욕장에 무장애 공간을 운영하고 있다”라며 “장애인의 접근부터 입수, 입수 후 탈의와 샤워까지 원활한 이용을 위한 편의시설 설치와 보조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시 관계자는 “최근 우수 해수욕장 벤치마킹을 통해 편의·안전시설 등을 주의깊게 보고 왔다”라며 “군·구와 협의해 해당 부분을 신경써 보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
출처 : 인천일보
원문보기 : 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148821
